본격적으로 책을 읽어보자고 마음먹은 것이 작년 이맘때였던 것 같아. 생각해보면 재밌는 일이지.
1년쯤 지난 후 책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 추천을 받게 될 줄이야. 아무튼 그래서 읽게 된 소설이 이 녀석.
'연을 쫒는 아이'의 할레드 호세이니 처럼 이 작가의 이름도 읽기가 참 애매한데 표지에 있듯 '페터 회'
덴마크 작가라서 덴마크 언어로 씌여진 것이 원작이라 제목도 저렇게 생겨먹었음.
작가의 스타일인지 모르겠지만 잡다한 지식이 가득하다. 수학적 표현은 기본이고 문학, 역사를 아울러.
심지어 중간에 북유럽 신화의 '라그나로크'의 시작부분의 겨울 이야기가 나올땐 반갑기까지 했다구.
이것 때문에 읽기 어려운 책이라고 하는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잡학에 능한 편이라
비교적 수월하게 읽고 넘어갔어.
장르는 일단 추리...이긴 한데 액션 같기도 하고, 멜로 같기도 하고, 성장소설 같기도 한 것이...
간혹 그러다가 너무 직설적인 표현에 둔기로 꽝 맞은 듯 하기도 했지. ㅡ,.ㅡ;;
추리소설 같은데 이야기 흘러가는 거 보면 이게 왜 이렇게 진행되나 이해가 안되기도 해.
조금 뭐랄까...스밀라의 억측이 중간 중간 계속 걸려. 근데 결과적으로 다 맞다는 거...;;
개인적으로 추리소설로서의 점수는 높게주기 힘들어. 하지만 다른 의미로 괜찮은 책이긴 해.
무엇보다 작가의 사상 자체가 약자에 대한 따듯한 배려를 품고 있다는 걸 여기저기서 느낄 수 있어.
그런 의미로 사회적 강자였다는 이유로 소설의 마지막까지 따듯한 배려를 받지 못한
스밀라의 아버지에게는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은 심정. 사실 3자 입장에서 그 사람이 잘못한 건 없는데...
어떤 면으로는 가장 보호받고 위로받아야 할 사람이었는지도 몰라.
스밀라라는 캐릭터가 참 독특한데 정말 누군가와 비슷하다는 느낌도 조금 들고...
설정상 나이는 30대 중반인데도 정서적으로는 아직도 사춘기를 못벗어난 느낌이 있어.
정체성을 찾아가는 사람들은 모두 한 번 쯤은 겪게 되는 이야기.
물론 정체성이라는게 스스로 찾았다 싶다가도 어떤 계기에 의해서 다시 방황하기도 하는거지만,
스밀라의 그것은 조금 과하다는 느낌.
외로움을 벗어나는 것을 비겁하다고 느끼는 것은 무엇에 대한 두려움인걸까...
사실 이 책 전반적으로 감성적인 면이 강해서 남자보다는 여자에게 어필할 것 같아.
어쨋든 연을 쫒는 아이도 그랬지만, 책을 좋아하는 이에게 추천받은 책들은 하나같이 괜찮네.
그런데 마지막에 서술이 조금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던데 이건 추천한 사람에게 물어봐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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