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작가의 이름은 숱하게 들어왔지만 사실 최근에나 그렇지 문학책 읽는데는 그다지 취미가 없었다.
그러다가 최근들어 한달에 한 권 이상 어떤 종류의 책이든 읽기로 작정했는데 이번엔 그 계획의 일환이라기보다는,
어쩌다보니 책을 읽을 수 있는 상황이 되어서 집어들었다.
뭐,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이름이 유명하기도 했고 제목도 많이 들었으니까.

원제는 비틀즈의 노래 제목이기도한 Norwegian Wood...ノルウェの森(노르웨이의 숲)이라고 한다.
근데 사실 원래 비틀즈의 노래제목의 실제 의미는 노르웨이산 가구라니 재밌는 일이다.
사실 숲은 wood보다는 woods로 많이 쓰이니까 오역이 맞을 것이다.
일본에서 해당 앨범이 나왔을때 번역하는 사람이 노르웨이의 숲이라고 오역한걸 하루키가 그대로 사용했다는 에피소드.
상실의 시대가 더 좋은 제목이라고 느끼는 친구들이 많던데 그냥 喪失과 時代라는 한자가 있어보이기 때문 아닐까?
적어도 나는 차라리 비틀즈의 노래 가사를 떠올릴 수 있는 원제가 더 알맞다고 생각했다.

상당수가 그렇지만 내가 가진 이 책에 대한 이미지 첫번째. 야설.
어쩔 수 없다. 야한건 야한거다. 그렇기에 책을 더 빨리 읽을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책의 내용에 대해서 전혀 사전 정보가 없었기에 당혹스러우면서도 본능적으로 열심히 읽었다.

두번쨰는 망각. 번역은 상실이라고 되어있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망각이 더 적절한 표현이 아닐까?
진정으로 사랑하는 방법, 그런 사람과의 약속을 망각하는 모습들.
그때에는 그리도 소중했던 것들을 망각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
소설 막바지의 나름의 자그마한 반전도 그런 의미로 남겨둔 것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

마지막으로 진정한 사랑을 찾으라는 아주 아주 교훈적이고 따분한 내용.
이런건 솔직히 이제 필요없으니 넘어가자.
나도 나름 나이가 들어서인지 이런 내용들은 이미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인 소나기와 어린왕자 정도면 충분하다.

아무튼 한줄평으로 마무리하자면 허를 찔린 내용들 덕에 광속독파가 가능했던 소설.
by 가시나무 2009. 3. 6. 01:12